2009-02-09

오사키 요시오 - 파일럿 피쉬

사람은, 한번 만난 사람과는 두 번 다시 헤어질 수 없다.
사람에게는 기억이라는 능력이 있고,
좋든 싫든 그에 대한 기억과 함께 현재를 살아가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 어딘가에는 그 모든 기억을 저장해놓은 거대한 호수 같은 장소가 있어서,
그 바닥에는 잊어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무수한 과거가 가라앉아 있다.
그리고 무언가를 떠올리고, 무언가를 시작하려 할 때,
아무 생각 없이 눈을 뜬 아침,
아주 먼 옛날 잊어버렸던 기억이 그 호수의 바닥에서 불현듯 둥실 떠오르는 때가 있다.
손을 뻗는다.
호수의 떠 있는 보트에서.
손을 뻗는다.
하지만 그 보트에서 호수에 바닥까지 볼 수 있다 하더라고
손을 뻗어 그것을 잡을 수 없듯이 가라앉아있던 과거를 두 번 다시 잡을 수는 없다.

기억.
잡을 수는 없지만 사라지지도 않는....

2007-06-20 naver blog에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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