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9

요이다 슈이치 - 7월 24일 거리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가
스페인의 어느 도시와 비슷하다면.
이곳에 스페인의 명칭을 붙이고
그 거리를 헤맬 수 있다면.
아마 이국적인 느낌이 들겠지.

주말에 삼청동을 들어서는 길목에서.
플로리다의 맑은 날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느꼈다.
인사동을 들어서는 길목에서.
태국의 주말시장의 한 복판에 서 있었다.
칼처럼 에이는 바람을 뚫고 아침 새벽 운동가는 길목에서.
삼성동의 빌딩숲이 시카고의, 뉴욕의, 파리의 빌딩숲과 겹쳐졌다.

항상 가던 길이 다르게 느껴지고,
여행자의 마음으로 내가 사는 곳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또 하나의 나의 기쁨으로 다가왔다.
그곳들은 어떻게 변했을까.
나는 상상할 수 있다.

한 때 너무 크게 보여서 다가갈 수 없는 사람이 있었다.
힘들여 옆에 있게 되더라도,
숨쉬기 조차 힘들 정도로 만드는 사람이 있었다.
내가 너무 힘들어
내 자신이 무너져야만
다가갈 수 있는 힘이 생기는 사람이 있었다.
실수 하지 않기 위해 내내 움츠리고 있었다.
하지만
실수를 저지르고 우는 한이 있더라도 마음 먹고 움직였다.
실수를 했고, 울었지만, 움직이고 이겨냈다.
그렇게 이겨나가는 것이다.
어떻게 변했을까.
나는 상상 할 수 있다.

하지만 난 아무것도 상상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어떤 일이든 상상할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과연 무엇이 변했을까.
우리는 어떤 일이든 상상할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심신이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상상하고 싶지 않다…

- 포르투갈의 바다 중에서 -

실수하지 않기 위해 내내 움츠리고 있는 것보다,
실수를 저지르고 우는 한이 있더라도 움직여보려 한다.

2007-10-22 naver blog에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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