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9

김종광 - 율려낙원국 (2) - 낙원건설기

율려낙원국 율려인의 2번째 이야기, 낙원 건설기.
변산의 도적들과 그들의 아내될 자들이 율섬에 도착 후
허생이 그들만을 남겨두고 율섬을 떠날 때까지의 1년 동안의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 도적 포획기를 읽고서 두 번째 이야기가 얼마나 궁금했었는지 모른다.
허생이 이루고자 했던 그런 '지상 낙원'이 과연 현실가능한 것인지.
현실 가능하다면 어떤 삶이 그 곳에 펼쳐질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그가 그토록 바라던 낙원은 어떻게 될 것인지...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들 하지 않던가.
첫 번째 이야기에서부터 짐작했었다.
시작부터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낙원을 건설하겠다는 그의 이상스러우리만치 이상적인 포부는
조선땅의 모든 사람을 포용하지 못했다.
조선땅을 떠나기 싫어하는 도적들과 창기들을 포획(?)하여 반강제적으로 이끌고 떠났던 점.
조선땅을 떠나기는 싫지만 조선땅에서는 사회, 경제적인 약자로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 사회 구조의 가장 밑바닥에서 살고 있는 이들 - 그들의 약점을 이용했고
또한 그들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점.
(왜 허생이 원하는 땅을 조선에 직접 건설해보려는 노력은 하지 못했을까.
내 짐작으론 허생 또한 그럴만한 그릇은 되지 못했던 것 같다. 괴짜양반>.<)
이렇게 떠난 이들이 과연 율려국에서 잘 살아나갈 수 있을까.

배불리 먹고, 함께 일하고, 남녀 차별도 없지만 진정한 자유가 없는 이 곳.
-아주 잠시동안은 빈부격차도, 신분 차별도 없었지만-
교육과 도덕으로 다스리겠다는 그의 포부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법과 경찰의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다스려지는 그 곳에서,
권력자와 피 권력자 사이의 갈등, 돈과 무력의 필요성이 더 절실히 대두 되는
조선 땅과 다를 바 없는 그 곳에서.
과연 그들은 행복했을까.

개똥밭에 굴러도 고향이 좋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조선땅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어찌 안 생길까.
이 땅을 세운 허생부터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으니 말이다.
(몇몇은 이곳을 빠져나가려고 얼마나 발버둥을 쳤는지..)
생각보다 순순히 율려인들은 장군을 보내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그들 스스로가 이룩할 진정한 율려낙원국.

2007-11-20 naver blog에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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