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9

W.리빙스턴 라니드 - 아버지는 잊어버린다

아버지는 잊어버린다 - W.리빙스턴 라니드

아들아. 내 말을 듣거라. 나는 네가 잠들어 있는 동안 이야기하고 있단다.네 조그만 손은 뺨 밑에 끼어 있고 금발의 곱슬머리는 촉촉하게 젖어 이마에 붙어있구나. 나는 네 방에 혼자 몰래 들어왔단다. 몇분전에 서재에서 서류를 읽고 있을 때. 후회의 거센 물결이 나를 덮쳐 왔다.나는 최책감을 느끼며 네 잠자리를 찾아왔단다.
내가 생각해 오던 몇 가지 일이 있다. 아들아, 나는 너한테 너무 까다롭게 대해왔다. 네가 아침에 일어나 얼굴에 물만 찍어바른다고해서 학교에 가려고 옷을 입고 있는 너를 꾸짖곤 했지. 신발을 깨끗이 닦지 않는다고 너를 비난했고, 물건을 함부로 마룻바닥에 던져놓는다고 화를 내기도 했었지.아침식사때도 나는 또 네 결점을 들춰냈다. 음식을 흘린다거나 잘 씹지도 않고그냥 삼켜벌니다거나, 또 식탁에 팔꿈치를 올리고 버터를 빵에 많이 바른다 등 그러나 너는 학교에 들어갈 때 출근하는 나를 뒤돌아 보녀 손을 흔들며 말했지.
" 잘 다녀 오세요 아빠!"
그때도 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지
"어깨를 펴고 걸어라!"
얘야, 기억하고있니? 나중에 내가 서재에서 서류를 보고 있을 때 너는 경계의 빛을 띠고 겁먹은 얼굴로 들어왔었잖니? 일을 방해당한 것에 짜증을 내면서 서류에서 눈을 뗀 나는 문 옆에서 망설이고 서 있는 너를 바라보며
" 무슨 일이냐?" 하고 퉁명스럽게 말했지. 너는 아무말도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나에게로 달려와 두 팔로 내 목을 안고 키스를 했지. 너의 조그만 팔은 하나님이네 마음속에 꽃 피운 애정을 담아 나를 꼭 껴안았다. 그것은 어떤 냉담함에도씻을 수 없는 애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나서 너는 문 밖으로 나가 계단을 쿵쾅거리며 네 방으로 뛰어올라갔다.
내 손에서 서류가 마룻바닥에 떨어지고 말할 수 없는 공포가 나를 사로잡은 것은 바로 그 직후의 일이었단다. 내가 왜 이런 나쁜 버릇을 갖게 되었을까? 잘못만을 찾아내 꾸짖는 버릇을....
그것은 너를 착한 아이로 만들려다 생긴 버릇이란다. 너를 사랑하지 않아 그런것이 아니라 어린 너한테 너무나 많은 것을 기대한 데서 생긴 잘못이란다. 나는 나의 어린시절을 바탕으로 너를 재고 있었던 거란다.
그러나 너는 착하고, 따듯하고, 진솔한 성격을 갖고 있다. 너의 조그만 마음은넓은 언덕 위를 비치는 새벽빛처럼 한없이 넓단다. 그것은 순간적인 생각으로내게 달려와 저녁 키스를 하던 네 행동에 잘 타나타 있다. 오늘밤엔 다른 것이 필요 없다. 얘야, 나는 어두운 네 침실에 들어와 무릎을 꿇고 나 자신을 부끄러워 하고 있단다.
이 것은 작은 속죄에 불과하다. 네가 깨어 있을 때 이야기를 해도 너는 이런일을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일 나는 참다운 아버지가되겠다. 나는 너와 사이좋게 지내고, 네가 고통을 당할 때 같이 괴로워 하고, 네가웃을 때 나도 웃겠다. 너를 꾸짖는 말이 튀어나오려고 하면 혀를 깨물겠다.
그리고 계속해서 의식적으로 되뇌어야지.
" 우리 애는 작은 어린아이에 불과하다."고.
너를 어른처럼 대해 온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단다.
지금 네가 침대에 쭈그리고 자는 것을 보니
아직 너는 갓난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겠구나. 어제까지 너는 어머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품에 안겨 있었지.내가 너무나 많은 것을 너한테 요구해 왔구나,
너무나도 많을 것을...

- 카네기 인간관계론 중에서 -

2007-11-07 naver blog에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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