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2

편지, 안부를 묻다.


편지便紙/片紙: 안부, 소식, 용무 따위를 적어 보내는 글.

오늘 점심, 우체국에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옛 풍경처럼 되어버린 우체통과 우표, 그리고 편지...
다른 사람들은 멀리 보내야 하는 택배에, 서류에 분주합니다.
그 속에서 한가롭게 편지를 붙이는 내가 어색하고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편지를 쓰는 것.
그 순간이 좋습니다.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면 될 것을, 기어코 고집합니다.
어떤 편지지가 좋을까. 어떤 색 펜이 잘 어울릴까 고민하면서.
한 번 쓰면 지우기가 힘들어 무슨 말을 해야 좋을까 망설이면서 보내는 그 시간이 좋습니다.
그 순간 만큼은 편지를 쓰는 상대에게만 온전히 집중하게 되니까.
그 사람만 생각해도 되니까.
2008-10-07 naver blog에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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